박단 “이국종 교수 말대로 복지부,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겸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겸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와 여야 모두 의정갈등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20일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 궐기대회’에 참석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보건복지부, 여야 모두를 향해 날이 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년간 겪어보니, 이국종 교수님 말씀대로 보건복지부는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었다”라며 “그들의 말이 맞았다면 왜 이국종 교수님께서 아주대병원을 떠나야 했겠나”라고 말했다.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은 2020년 재직 중이던 아주대병원과 중증외상센터 운영 관련 갈등을 빚다가 사임 의사를 표하면서 한 인터뷰를 통해 “복지부, 아주대병원은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 싸고 좋은 것도 없다”라며 “의료 체계를 개선하지 않고, 단지 의사만 늘린다면 건강보험 재정 고갈로 의료 민영화에 다가가거나, 젊은 세대의 건강보험료가 2~3배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위원장은 “윤석열, 한덕수, 조규홍, 박민수 당신들의 정책 실패로 지난 한 해 동안 3.5조의 세금이 증발했다”라며 “한미 양국 방위비 분담금이 1.5조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정책 실패와 예산 낭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야권을 향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년 동안 180명의 거대 야당이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다”라며 “업무개시 명령의 타당성을 적어도 논의해볼 수 있었다. 우리가 요구하지 않아도 국회에서 나서서 해야 할 일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수련병원 근무 경험을 언급하며 전공의들의 사직과 관련해 정부를 질책했다. 박 위원장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2월 사직했다.

그는 “저는 응급실이 좋아서 응급의학과라는 전공을 선택했다. 실려 온 환자가 사망하면 조용히 옆에서 울었고, 환자가 소생하면 종일 혼자 뿌듯해했다”라며 “환자를 꼭 살리고 싶어서 잠을 줄여가며 틈틈이 공부했다. 일주일에 100시간씩 환자 곁을 지켰다”라고 말했다.

이어 “2000명이라는 의대 증원 숫자와 필수의료 패키지라는 괴이한 정부의 정책이 이 모든 것을 망가트렸다”라며 “일방적 정책을 추진한 것도, 법을 어긴 것도 정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우리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나, 국민으로서 노동3권,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 근로기준법을 보장받고 싶다”라며 “의사로서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라고 토로했다.

끝으로 박 위원장은 사직한 동료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향해 “이 길의 끝이 어디일지 모르겠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라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