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성공 키워드는 제품력·도전·현지화입니다.”
최의리(사진) 삼양라운드스퀘어 브랜드전략실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불닭볶음면의 성공이 단순히 ‘운’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최 실장은 “삼양식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제품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불닭볶음면은 그 자체로 강렬한 감각적 경험을 제공했고, 그 매운맛이 콘텐츠화되며 전 세계적으로 바이럴되는(입소문 타는)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매운맛이 단순한 맛의 강도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도전과 재미, 공유 욕구를 자극하는 문화적 트리거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제품력을 기반으로 시대의 흐름에 맞춘 플랫폼 유튜브, 틱톡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자연스러운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고,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 현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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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실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현지화’ 전략은 필수라는 조언이다. 그는 “각국의 식문화, 종교, 소비 트렌드에 대응한 현지화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며 “불닭볶음면 역시 국가별 맞춤 맛(Flavor)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할랄 인증을 조기에 획득하고, 국가별로 매운맛의 강도나 포장 디자인 등을 조정해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고 했다. 이어 “한 가지 글로벌 메시지로 밀어붙이기보다 각 지역에 맞는 로컬라이제이션을 제품, 유통,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쳐 선제적으로 구축한 점이 글로벌 확장의 결정적 기반이 됐다”고 덧붙였다.
삼양식품은 불닭을 통해 유례없는 글로벌 바이럴을 경험하면서 유튜브, SNS 등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해 노하우와 기준도 마련됐다. △트렌드와 이슈에 브랜드를 녹여내는 하이재킹(Hijacking) △현지 밈이나 콘텐츠 문법에 맞춘 문화적 관련성(Relevance) △소비자가 직접 따라 하고 싶어질 만큼의 액션 유도성(Actionability) △짧고 중독성 있게 소비될 수 있는 즉소 경량성(Snackability) 등이 핵심이다.
최 실장은 “불닭볶음면은 이런 요소들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단순한 매운 라면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놀이와 리액션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삼양식품이 해외시장에서 순탄한 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매운맛이라는 콘셉트 자체가 일부 시장에서는 거부감으로 작용했고, 덴마크는 너무 맵다는 이유로 불닭볶음면의 판매를 중지시키기도 했다. 식문화와 규제 환경도 국가마다 크게 달랐다. 결국 삼양식품은 해외시장을 빠르게 확장하기보다는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들여 현지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아가는 방향을 택했다.
최 실장은 마지막으로 “불닭의 성공은 마케팅이나 유통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브랜드의 목소리가 시대와 소비자, 그리고 미디어 환경과 어떤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단기적인 히트를 쫓기보다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제품력, 타이밍, 메시지, 실행력 모두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브랜드가 사람처럼 느껴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실장은 이데일리가 오는 2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하는 ‘K커머스 서밋 2025’ 패널 토론에 참석해 글로벌 성공 노하우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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